서론
2018년 7월, 인도 동부 자르칸드(Jharkhand) 주 란치(Ranchi)에 위치한 가톨릭교회 산하 자선시설에서 신생아를 불법으로 입양·거래한 사건이 적발되며 인도 사회와 국제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문제의 시설은 마더 데레사가 설립한 국제적 가톨릭 수도회 **사랑의 선교회(Missionaries of Charity)**가 운영하던 미혼모 보호시설로, 오랫동안 고아와 미혼모, 빈민을 돌보는 자선단체로 알려져 왔다. 이러한 기관에서 영아 매매 의혹이 제기되면서 종교 기관이 운영하는 복지시설의 구조적 문제와 관리 책임이 도마 위에 올랐다.
본론
사건은 2018년 7월 3~4일, 인도 경찰이 란치의 사랑의 선교회 산하 시설 ‘니르말 흐리다이(Nirmal Hriday)’에서 근무하던 콘실리아 수녀(Sister Concelia)와 직원 아니마 인드와르(Anima Indwar)를 신생아 매매 혐의로 체포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이 시설은 미혼 여성이 출산을 위해 머무르는 보호소 겸 고아원으로, 가톨릭 교구와 사랑의 선교회가 공동 관리하고 있었다.
당국 조사에 따르면, 이들은 미혼모가 출산한 신생아를 인도 정부가 규정한 공식 입양 절차를 거치지 않고 외부 가정에 넘기고 금전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최소 4건 이상의 사례에서 영아 1명당 약 12만 루피(한화 약 180만 원 상당)가 오간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 3월에는 한 부부가 갓난아기를 데려가며 약 1,300파운드(한화 약 200만 원)를 지불한 사례도 확인됐는데, 이는 병원 치료비 등의 명목이었으나 사실상 불법 거래금으로 판단됐다. 일부 친모들에게는 아이가 입양된 사실을 숨기고 “병원에서 사망했다”는 거짓 설명이 전달된 정황도 드러났다.
이번 사건은 한 신생아의 실종 신고를 계기로 인도 아동복지 당국이 시설 조사를 실시하면서 표면화됐다. 수사가 시작되자 인도 여성·아동발전부는 사랑의 선교회가 운영하는 전국 모든 아동복지시설에 대한 전면 조사를 지시했다. 사랑의 선교회 본부는 “결코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며 유감을 표명하고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현지 가톨릭 교계 일부에서는 경찰이 수녀의 자백을 강압적으로 받아냈다는 주장과 함께, 힌두 민족주의 성향의 정부가 이번 사건을 빌미로 기독교 단체를 압박하고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란치 교구 주교 역시 “개별 시설의 문제를 전체 마더 데레사 조직의 범죄로 일반화하고 있다”며 수사 방식을 비판했다.
한편 해당 시설은 이미 2014년에도 유사한 영아 매매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당시 아동보호 당국이 조사를 시도했으나, 시설 책임자가 조사를 거부하면서 사건이 흐지부지됐고, 이는 관리·감독 부실이나 조직 차원의 은폐 가능성을 시사하는 정황으로 지적된다.
사건 이후 인도 사회는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인도 국민들은 “성인의 이름을 딴 자선단체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느냐”며 분노했고, 아동 권리 단체들은 종교 기관이 운영하는 복지시설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를 요구했다. 국제 언론 역시 이번 사건을 비중 있게 다뤘으며, 영국 가디언지는 이를 ‘아기 판매 스캔들’로 명명하며 인도 정부의 전수조사 착수를 보도했다. 가톨릭교회 내부에서도 이미지 실추에 대한 우려와 함께 자성의 목소리가 나왔다.
결론
이번 사랑의 선교회 산하 시설의 영아 매매 사건은 종교 기관이 운영하는 복지시설이라 하더라도 외부 감시와 제도적 통제가 부재할 경우 중대한 인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자선’과 ‘선교’라는 명분만으로 운영되는 구조에서는 내부 통제가 느슨해지기 쉽고, 그 피해는 가장 보호받아야 할 취약계층에게 돌아간다.
특히 해외 선교 현장에서 종교적 명망에 의존해 운영되는 복지시설은 현지 행정 당국의 감시망에서 벗어나기 쉬워, 인신매매와 같은 중범죄가 은밀히 자행될 위험이 있다. 이번 사건은 가톨릭 교회를 포함한 종교 기반 자선단체들이 신뢰 회복을 위해 투명한 운영, 외부 감독 수용, 법과 윤리에 대한 엄격한 준수를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 과제로 받아들여야 함을 시사하는 사례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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